스위스의 재보험법
계약법: 「보험계약법」 제101조와 「채무법」
1908년 4월 2일의 「스위스 연방 보험계약법」(Versicherungsvertragsgesetz, VVG, SR 221.229.1)에는 스위스 재보험업 전체의 법적 틀을 정하는 짧은 규정이 있다. 「보험계약법」 제101조(VVG)는 이 법이 재보험계약에 적용되지 않으며,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감독을 받지 않는 보험회사와 그 피보험자 사이의 사법상 법률관계에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이렇게 제외된 관계에는 일반 채무법이 적용된다.1 이 적용 제외는 2022년 1월 1일 시행된 VVG 부분 개정 이후에도 유지되었다. 이 개정은 소비자와 소기업을 위해 법을 현대화하였으나 재보험의 취급은 그대로 두었다.2
그 근거는 간단하다. VVG에는 보험계약자를 보호하는 수많은 규정이 있으며, 그 상당수는 강행규정이다. 계약 체결 전 정보 제공, 고지의무 위반의 효과, 보험사고의 통지, 보험회사의 구상권에 관한 규정이 그것이다. 두 전문 보험회사 사이에서는 이러한 보호가 불필요하며,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재보험에 필요한 복잡한 계약을 설계할 당사자들의 자유를 제한할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접근 방식은 다른 대륙법계 국가에서도 발견된다. 독일법은 보험계약법 제209조(VVG)에서 재보험을 그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며, Helmut Heiss는 스위스의 제101조와 독일의 제209조가 재보험을 일반 계약법과 거래 관행에 맡기는 대륙법계 법역의 전형이라고 지적하였다.3
따라서 스위스법이 준거법인 재보험계약은 「스위스 채무법」(CO)상의 무명계약이다. 채무법 총칙, 즉 계약의 성립, 해석, 착오, 이행, 위반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그 해석은 연방대법원이 계약 일반에 대해 발전시켜 온 원칙을 따른다. 먼저 당사자들의 실제적이고 공통된 의사에서 출발하고, 이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신뢰 원칙을 적용한다. 공백을 메우는 것은 무엇보다도 재보험시장의 관행이다. 최대선의 의무, 재보험회사가 출재사의 운명을 따른다는 원칙(follow the fortunes), 출재사의 기록을 열람할 재보험회사의 권리, 대형 보험금 처리에서 재보험회사와 협력할 출재사의 의무는 모두 재보험 실무의 표준적 요소이지만, 이를 언급하는 스위스 법률은 없다.
관행에 대한 의존에는 대가가 따른다. Heiss는 대륙법계 법역에 재보험에 관한 판례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1990년에 재보험을 “분쟁이 흔히 악수와 심판인(umpire)으로 해결되어 온 분야”라고 묘사한 뉴욕주 항소법원을 인용한다. 보통법계 법원은 그만큼 관대하지 않았다. 영국의 Eve 판사는 이미 1915년에 재보험 약관 문언이 “여러 선례에서 발췌한 조항들로 … 구성되어, 상호 정합성에 대한 정확한 검토 없이 이어 붙여진” 것이라고 불평하였다.4 “거래는 지금, 세부 사항은 나중에”라는 격언을 따르던 시장에서는, 겉보기에 통일된 조건도 뉴욕법에 따라 읽히는지 영국법에 따라 읽히는지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재보험계약법 원칙
이러한 상황은 취리히에 깊은 뿌리를 둔 한 프로젝트를 낳았다. 2015년 7월 학자와 실무가로 이루어진 한 그룹이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에 재보험계약법 원칙을 성안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주관 기관 역할을 맡은 취리히 대학교의 Anton K. Schnyder와 Helmut Heiss가 빈 대학교의 Martin Schauer, 프랑크푸르트암마인 대학교의 Manfred Wandt와 함께 이끌었다. 스위스 국립과학재단, 독일연구재단, 오스트리아 과학기금의 지원을 받은 기초위원회에는 브라질, 유럽, 일본,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의 교수들이 참여하였고, 자문 그룹은 재보험회사, 원수보험회사, 중개인을 대표하였다.5
재보험계약법 원칙(PRICL)의 첫 판은 2019년에 발간되어 온라인에서 무료로 공개되었다. 이 원칙은 「UNIDROIT 국제상사계약원칙」과 연결되며, 최대선의, 비밀유지, 고지, 보험료 지급, 문서화, 보험금 청구의 통지 및 정산을 포함한 당사자의 상호 의무에 관한 규칙과 함께, 비례성에 기초한 계약 위반 구제수단 및 “사건(event)”과 “(공통) 원인((common) cause)”에 따른 손실 합산에 관한 규칙을 담고 있다.6 이후의 작업은 이 원칙을 배분, follow the fortunes 및 follow the settlements, 보험금 처리 협력, 소멸시효, 계약 종료와 같은 추가 주제로 확장하였다. Helmut Heiss와 Manfred Wandt가 편집한 판이 2025년 일자로 발간되었다.7
이 원칙은 연성법(soft law)이다. 당사자들이 선택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Heiss는 이 원칙의 완전한 효력이 중재에 달려 있다고 설명하였다. 「로마 I 규정」과 같은 국가의 저촉규범은 당사자가 비국가 규범을 국가 강행법규에 종속되는 계약 조건으로서 원용에 의해서만 편입하도록 허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재판정부 앞에서는 당사자들이 「UNCITRAL 모델법」 제28조 제1항의 의미에서 “법규범(rules of law)”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국제적 강행법규와 공서에만 따르는 조건으로 이 원칙이 계약의 준거규범이 될 수 있다.8 중재지가 스위스인 경우에는 「연방 국제사법」 제187조 제1항(PILA)에서 같은 결과가 도출된다. 이 조항은 중재판정부가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규범에 따라 판단하도록 허용한다.9 취리히의 실무가에게는 스위스 중재지, 보충적 준거법으로서의 스위스법, 합의된 규칙으로서의 PRICL의 조합이, 서로 다른 법 전통을 가진 상대방과의 특약 문언에서 고려할 만한 선택지이다.
재보험회사에 대한 감독
재보험계약은 VVG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재보험회사 자체는 전면적으로 건전성 감독을 받는다. 2004년 12월 17일의 「연방 보험회사감독법」(Versicherungsaufsichtsgesetz, VAG, SR 961.01)과 2005년 11월 9일의 「보험감독령」(Aufsichtsverordnung, AVO, SR 961.011)은 보험회사와 재보험회사에 똑같이 적용된다.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구법하에서 재보험회사는 지급여력, 조직 및 경영 측면에서 “필요한 보증”을 제공해야 한다는 일반적 요건만 충족하면 되었으므로, 연방 사보험청은 최저자본 요건과 같은 비공식 기준을 통해 공백을 메워야 했다. 2006년부터 시행된 2004년의 VAG는 재보험회사를 기업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및 책임 계리사에 관한 포괄적 제도 아래에 두었다. 당시 연방 사보험청은 약 70개의 재보험 기관을 감독하였는데, 그중 약 12개는 전업 재보험회사, 약 58개는 재보험 캡티브였다. 2004년 스위스에서 인수된 재보험 총보험료는 약 348억 프랑으로, 스위스 전체 보험료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였다.10
스위스 보험감독의 일반적 역사는 이 부의 제IV장에서 다룬다. 재보험회사에 대해서는 현행법의 세 가지 특징이 특히 중요하다. 첫째는 감독에서의 비례성 원칙이다. 재보험회사의 고객은 오로지 전문 지식을 갖춘 보험회사이므로,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VAG는 VAG 제35조에서 재보험회사에 허용되는 감독상 경감을 확대하였다. 스위스보험협회는 재보험 고객이 소비자보다 보호의 필요성이 적다는 논거로 이를 설명하였다. 시행 규정은 AVO 제1d조에 담겨 있다. 연방재무부는 2023년 6월 2일자 해설 보고서에서 이 조항이 법정 최저 요건을 충족하는 것을 조건으로 “mit geringer Grösse und Komplexität”(규모와 복잡성이 작은) 재보험회사에 간소화된 감독을 부여한다고 설명하였다.11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은 그 실무상 효과를 제시하였다. 경감은 감독 등급 4 및 5에 속하는 재보험회사로서, 적정한 기업지배구조의 원칙과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및 내부감사에 관한 규제 요건을 준수하고 감독 조치의 대상이 아닌 회사에 적용된다. 적격 회사는 최대 3년 연속으로 스위스 지급여력시험(SST)에 따른 간소화된 보고, 공시 의무 축소, 감사 빈도와 범위의 개별적 축소, 그리고 여러 정기 조사의 면제를 받는다. 면제되는 조사에는 기업지배구조, 내부통제시스템,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 자연 관련 금융 리스크에 관한 조사가 포함된다. 이들 회사는 매년 4월 30일까지 조건 준수를 확인하여야 한다.12 더 높은 감독 등급에 속하는 Swiss Re와 같은 대형 재보험회사는 여전히 전면적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둘째 특징은 스위스 지급여력시험이다. 2011년 1월 1일부터 구속력을 가지는 SST는 원수보험회사와 마찬가지로 재보험회사에도 리스크 기반의 총대차대조표 접근 방식을 적용한다. 자산과 부채를 시장 정합적으로 평가한 후, 요구자본은 1년 동안 대차대조표에 발생할 수 있는 변동으로부터 도출된다. FINMA는 캡티브 재보험회사를 포함한 재보험회사를 위한 표준 모델을 제공하지만, 대형 재보험회사는 FINMA가 승인한 내부 모델을 사용한다.13 글로벌 재보험회사에게 내부 모델은 제VIII절에서 설명한 분산의 경제적 원리가 규제자본으로 전환되는 곳이다. Swiss Re가 2026년 1월 1일 기준으로 보고한 그룹 SST 비율 250%는 위험부담자본이 요구되는 목표자본을 2.5배 초과하였음을 의미한다.
셋째 특징은 국제적 인정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15년 6월 5일의 위임결정 (EU) 2015/1602를 통해, 스위스의 지급여력 및 건전성 제도가 지침 2009/138/EC 제172조(재보험), 제227조(그룹 지급여력) 및 제260조(그룹 감독)에 따라 Solvency II와 완전히 동등하다고 인정하였다. 이는 Solvency II에 따른 최초의 동등성 결정이었다. 재보험회사에게 이 결정의 실무적 중요성은 제172조에 있다. EU 감독당국은 스위스 재보험회사와 체결된 재보험계약을 EU 재보험회사와 체결된 계약과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한다.14 고객의 대부분이 스위스 밖에 있는 재보험 중심지에게 이 인정은 시장 접근의 핵심 요소이다. 그렇지 않다면 유럽의 출재사는 취리히로 계약을 출재할 때 더 높은 자본 부담이나 담보 요건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석
- 「보험계약법」 제101조(VVG)(SR 221.229.1), 2024년 시행 문언, swissrights.ch 게재, https://www.swissrights.ch/gesetze/Artikel-101-VVG-2024-DE.php. 공식 문언은 Fedlex의 https://www.fedlex.admin.ch/eli/cc/24/719_735_717/de에서 볼 수 있다. ↩
- 스위스 연방평의회, 보도자료 “Bundesrat setzt revidiertes Versicherungsvertragsgesetz in Kraft”, 2020년 11월 11일, https://www.admin.ch/de/nsb?id=81093. 이 보도자료에 따라 개정 VVG가 2022년 1월 1일 시행되었다. Schweizerischer Versicherungsverband, 부분 개정 대조표(“Änderung vom 19. Juni 2020”), https://svv.ch/sites/default/files/media/documents/2020-06/20200619_Synopse%20Teilrevision%20VVG%20Schlussabstimmung_de.pdf. 앞 주석에서 인용한 swissrights.ch 게재 VVG 제101조에는 2004년 이후의 개정이 나타나 있지 않다. ↩
- Helmut Heiss, “The Principles of Reinsurance Contract Law (PRICL)”, Scandinavian Studies in Law, https://www.ius.uzh.ch/dam/jcr:8de5ebeb-d50d-45de-8c36-304a82bd66f5/Heiss,%20PRICL_Scandinavian%20Studies%20in%20Law.pdf. ↩
- Helmut Heiss, “The Principles of Reinsurance Contract Law (PRICL)”, Scandinavian Studies in Law, https://www.ius.uzh.ch/dam/jcr:8de5ebeb-d50d-45de-8c36-304a82bd66f5/Heiss. 뉴욕주 항소법원(1990) 및 Eve 판사(1915) 인용. ↩
- UNIDROIT, “Reinsurance Contracts”, https://www.unidroit.org/work-in-progress/reinsurance-contracts/. Heiss, “The Principles of Reinsurance Contract Law (PRICL)”, https://www.ius.uzh.ch/dam/jcr:8de5ebeb-d50d-45de-8c36-304a82bd66f5/Heiss,%20PRICL_Scandinavian%20Studies%20in%20Law.pdf. ↩
- Heiss, “The Principles of Reinsurance Contract Law (PRICL)”, https://www.ius.uzh.ch/dam/jcr:8de5ebeb-d50d-45de-8c36-304a82bd66f5/Heiss. ; UNIDROIT, “Reinsurance Contracts”, https://www.unidroit.org/work-in-progress/reinsurance-contracts/. ↩
- Helmut Heiss and Manfred Wandt (eds.), Principles of Reinsurance Contract Law (PRICL) 2025 (Rome: UNIDROIT, 2025), https://www.pricl.org/s/PRICL-2025.pdf. 이 판은 무엇보다도 손실 배분, 손실 합산, follow the settlements 및 follow the fortunes, 보험금 처리, 계약의 존속기간과 조기 종료를 다룬다. ↩
- Heiss, “The Principles of Reinsurance Contract Law (PRICL)”, https://www.ius.uzh.ch/dam/jcr:8de5ebeb-d50d-45de-8c36-304a82bd66f5/Heiss,%20PRICL_Scandinavian%20Studies%20in%20Law.pdf. ↩
- Swiss Arbitration Association, PILA 제12장 영어 번역본(2021년 1월 1일 시행 문언), https://www.swissarbitration.org/wp-content/uploads/2021/05/20210129-Chapter-12-PILA_Translation_English.pdf, 제187조 제1항: “중재판정부는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규범에 따라, 그러한 선택이 없는 경우에는 분쟁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규범에 따라 분쟁을 판단한다.” ↩
- Bundesamt für Privatversicherungen (BPV), “Die Aufsicht über die Rückversicherer”, FINMA 웹사이트 보관 자료, https://www.finma.ch/FinmaArchiv/bpv/d/themen/00504/00604/index.html?lang=de. ↩
- Schweizerischer Versicherungsverband (SVV), “Was ändert sich mit dem revidierten VAG?”, https://www.svv.ch/de/was-aendert-sich-mit-dem-revidierten-vag. Eidgenössisches Finanzdepartement, Erläuternder Bericht zur Änderung der Aufsichtsverordnung (AVO), Bern, 2023년 6월 2일, https://www.newsd.admin.ch/newsd/message/attachments/79175.pdf. ↩
- FINMA, “Relief for reinsurers”, https://www.finma.ch/en/supervision/insurers/small-insurers-regime-and-relief-for-insurers/relief-for-reinsurers/. ↩
- FINMA, “Swiss Solvency Test (SST)”, https://www.finma.ch/en/supervision/insurers/cross-sectoral-tools/swiss-solvency-test-sst/. ↩
- CMS, “European Commission recognises the Swiss insurance supervision system as equivalent to the Solvency II Directive”, https://cms.law/en/che/publication/european-commission-recognises-the-swiss-insurance-supervision-system-as-equivalent-to-the-solvency-ii-directive. ↩
일반적인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글은 법률 또는 세무 자문에 해당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자문을 대체하지 않고,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위임 관계를 성립시키지 않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의 법적 상황을 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