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인사 독립위원회
임무와 구성
1996년 5월 2일 스위스 은행협회, 세계유대인배상기구(World Jewish Restitution Organization), 세계유대인회의(World Jewish Congress) 사이에 체결된 양해각서는 위원 6명과 중립적인 위원장 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설립하였다. 양측은 각각 위원 3명과 대리위원 2명을 임명하였다. 위원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지낸 Paul Volcker였다.1 유대인 단체들은 Ruben Beraja, Avraham Burg, Ronald S. Lauder를 위원으로, Zvi Barak과 Israel Singer를 대리위원으로 임명하였다. 스위스 은행협회는 Curt Gasteyger, Klaus Jacobi, Pieder Mengiardi를 위원으로, Hans J. Baer와 René Rhinow를 대리위원으로 임명하였다.2 이로써 위원회는 유대인 단체의 도덕적 권위, 스위스 은행업과 외교의 제도적 지식, 그리고 양측이 모두 존중하는 위원장의 신뢰성을 결합하게 되었다.
위원회의 임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휴면 상태에 있던 나치 박해 피해자의 스위스 은행 계좌를 확인하고, 은행들이 그러한 계좌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평가하는 것이었다. 위원회에는 사법적 권한이 없었다. 위원회는 자산을 인정할 수도 없었고, 그 조사 결과로 누구를 구속할 수도 없었다. 위원회의 권한은 협력하겠다는 은행들의 합의와, 이 조사를 공식 특별감사로 지정한 스위스 연방은행위원회의 결정이라는 두 가지 원천에서 나왔다.3 이 지정으로 사적 합의가 감독 절차로 전환되었고, 그 적용 범위에 속하는 모든 은행에 협력이 의무화되었다.
감사
이어진 조사는 스위스에서 실시된 사상 최대 규모의 포렌식 감사였다. 감사인들은 1945년에 존재했던 약 254개 은행의 1933년부터 1945년까지의 기간에 관한 모든 가용 기록을 검토하였는데, 이들 은행은 당시 스위스 은행 시스템의 82%를 차지하였다. 다섯 개의 국제 회계법인, 즉 Arthur Andersen, Coopers & Lybrand, Deloitte & Touche, KPMG, Price Waterhouse가 작업을 수행하였다. 조사가 절정에 달했을 때에는 약 650명의 포렌식 회계사가 투입되었다. 은행들이 부담한 외부 비용은 약 3억 스위스 프랑 규모였다.4 은행의 내부 비용까지 포함하면 이 수치가 상당히 더 높게 제시되기도 한다.
감사는 근본적인 장애에 부딪혔다. 해당 기간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680만 개의 계좌 가운데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은 약 410만 개, 즉 약 60%였고, 약 280만 개 계좌의 기록은 추적할 수 없었다.5 스위스법은 은행에 10년을 넘는 기록 보존을 요구한 적이 없었으므로, 은행들은 그 기간이 지나면 관행적으로 파일을 폐기해 왔다. 따라서 감사인들은 남아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작업하였다. 그들은 이 데이터를 야드 바셈(Yad Vashem) 등의 기록보관소에서 수집한 홀로코스트 피해자 명단 및 은행 내부의 계좌 처리에 관한 정보와 대조하였다. 그 결과, 계좌가 나치 박해 피해자의 것이었을 개연성을 나타내는 범주 체계가 만들어졌다.
조사 결과
위원회는 1999년 12월 6일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는 나치 박해 피해자와 개연적 또는 가능한 관련이 있는 53,886개의 계좌를 확인하였다.6 이 중 위원회는 범주 1과 2, 그리고 범주 3의 일부에 속하는 25,187개 계좌가 피해자의 것일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고 보아, 만장일치로 그 명의의 공개를 권고하였다. 은행의 행태에 관한 위원회의 결론은 균형 잡혀 있으면서도 날카로웠다. 감사인들은 피해자 계좌 기록이 체계적으로 폐기되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와 상속인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계좌를 부적절하게 해지하는 등 일부 개별 은행의 의심스럽고 기만적인 행위에 관한 증거는 확인하였다.7 스위스 은행협회는 보고서가 공정하다고 평가하고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 위원회는 이들 자금의 처리가 너무나 자주 “홀로코스트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 극도로 무감각하였고, 때로는 의도에 있어 기만적이며 결과에 있어 불공정하였다”고 요약하였다.8
보고서는 가치의 문제도 다루었다. 1939년의 예치금을 2000년에 단순히 명목 금액으로 상환할 수는 없었다. 위원회는 현재까지의 이자와 가치 변동을 반영하기 위해 계좌의 1945년 가치에 10을 곱하고, 수수료와 비용 공제분은 환원할 것을 권고하였다.9 그 밖의 주요 권고는 감사를 통해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연방은행위원회의 관리하에 통합할 것, 관련 범주에 속하는 계좌의 명의를 공개할 것, 그리고 당시 뉴욕에서 진행 중이던 화해에 따라 청구해결재판소가 청구를 결정하도록 할 것이었다.10
명의 공개는 은행 비밀과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스위스 측의 우려를 반영하여 지연된 끝에 이루어졌다. 2001년 2월 5일 홀로코스트 시기 계좌 약 21,000개의 목록이 새로운 청구해결재판소의 규칙과 함께 공개되었다.11 따라서 공개된 수는 위원회가 권고한 25,187개 계좌보다 다소 적었다. 통합된 계좌이력 데이터베이스(Account History Database)에는 결국 피해자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약 36,000개 계좌가 수록되었고, 재판소는 청구를 심사할 때 이를 활용할 수 있었다.12
평가
볼커 위원회는 은행도, 그 비판자들도 단독으로는 이룰 수 없었던 일을 해냈다. 위원회는 은행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독립 전문가들이 수행한 감사를 토대로, 양측이 대체로 신뢰할 만하다고 받아들인 사실관계를 확립하였다. 이 사실관계는 정반대의 두 가지 신화를 반박하였다. 그것은 스위스 은행협회가 1995년에 제시한 수치가 관련 계좌의 수를 크게 과소평가하였음을 보여 주었다. 동시에 1995년과 1996년에 유포된, 수십억 달러의 유대인 자산이 스위스 은행에 숨겨져 있다는 주장은 입증될 수 없음을 보여 주었다. 확인된 계좌의 합계 가치는 10배수를 적용한 후에도 이미 합의된 화해 금액에 훨씬 못 미쳤다.13
은행의 전후 행태에 대한 보고서의 비판은 은행 스스로 비용을 댄 조사에서 나온 것이었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었다. 이 보고서는 베르지에 위원회가 이후 역사적 측면에서 기록하게 될 내용을 본질적으로 확인하였다. 금융 중심지에 있어 볼커 위원회는 이후 여러 차례 원용된 선례를 만들었다. 즉, 신뢰의 위기는 그 독립성에 의문의 여지가 없고, 기록에 대한 접근이 법률이나 감독에 의해 보장되며, 그 결과가 공개되는 조사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석
- 저명인사 독립위원회(ICEP), Report on Dormant Accounts of Victims of Nazi Persecution in Swiss Banks(앞의 자료), 제3항 및 제13항. ↩
- Wikipedia, “Volcker Commission”, https://en.wikipedia.org/wiki/Volcker_Commission. ↩
- ICEP, Report(앞의 자료), 제16항. 연방은행위원회가 이를 “공식 특별감사”로 지정함으로써 감사인들은 은행 기록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은행 비밀을 근거로 한 이의는 배제되었다. ↩
- ICEP, Report(앞의 자료), 제16항, 제17항 및 각주 11. ↩
- ICEP, Report(앞의 자료), 제23항. ↩
- ICEP, Report(앞의 자료), 제30항. ↩
- ICEP, Report(앞의 자료), 제41항(a)–(b) 및 제74항. ↩
- swissinfo.ch, “Volcker report presents Swiss bank probe result”, 1999년 12월 6일, https://www.swissinfo.ch/eng/archive-banking-fintech/volcker-report-presents-swiss-bank-probe-result/1385624. ↩
- ICEP, Report(앞의 자료), 제82항. ↩
- ICEP, Report(앞의 자료), 제67항(분산된 데이터베이스를 연방은행위원회 관리하의 중앙 기록보관소로 통합), 제74항(범주 1, 2 및 3의 일부에 속하는 25,187개 계좌 보유자 명의의 공개) 및 제80항(청구를 청구해결재판소로 일원화), https://www.crt-ii.org/ICEP/ICEP_Report_english.pdf. ↩
- Swiss Banks Settlement: In re Holocaust Victim Assets Litigation, “Chronology”, https://www.swissbankclaims.com/Chronology.aspx.html, 2001년 2월 5일 항목. ↩
- Swiss Banks Settlement, “Deposited Assets Claims”(앞의 자료). 이 자료는 2005년 1월 13일 약 2,700명의 계좌 소유자와 400명의 위임장 보유자에 관한 추가 목록이 공개되었다는 사실도 기록하고 있다. ↩
- Wikipedia, “Volcker Commission”(앞의 자료). 이 자료는 범주 1과 2에 속하는 10,471개 계좌의 추정 가치를 3,150만 스위스 프랑으로, 범주 3과 4에 속하는 43,415개 계좌의 추정 가치를 420만 스위스 프랑으로 제시한다. 이 글은 평가 기준을 밝히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규모를 가늠하기 위한 참고로만 이 수치를 제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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