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테크와 법률 실무
취리히 법률사무소의 AI
취리히의 법조계는 자문가, 소송대리인 및 컴플라이언스 전문가로서 금융 중심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점점 더 빠른 속도로 AI 도구를 도입하여 왔다. 대형 상업 로펌은 실사 과정의 문서 검토, 계약 분석, 번역 및 초안 작성에 플랫폼을 활용한다. 소규모 사무소는 범용 어시스턴트와, AI 검색 기능을 추가한 스위스 전문 법률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한다. 제III절에서 소개한 취리히의 스타트업 DeepJudge는 자신의 기밀 지식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면서 검색하려는 법률사무소 특유의 수요를 바탕으로 사업을 구축한 현지 기업의 한 예이다.
스위스변호사협회(SAV/FSA)는 2024년 6월 14일 인공지능 활용에 관한 지침을 채택하였다. 이 지침은 대표적인 활용 분야로 번역 소프트웨어, 내부 조사에서의 데이터 분석, 고객 실사, 그리고 텍스트의 요약 및 편집을 위한 생성형 AI의 이용을 든다.1 지침은 변호사가 AI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어떠한 소프트웨어든 사용하기 전에 자신이 입력하는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확인하도록 요구한다. 지침은 규정에 부합하는 세 가지 방식을 제시한다. 사무소 자체 설비에서 운영되는 솔루션, 아웃소싱 요건을 충족하는 약정, 그리고 충분한 설명에 기초한 고객의 동의가 그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AI 시스템에는 기밀정보와 영업비밀을 입력해서는 안 된다. 지침은 결과물에 환각, 누락 또는 편향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이를 독립적이고 비판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업무의 품질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변호사에게 있다고 명시한다.2
「스위스 형법」 제321조(SCC)에 따른 직업상 비밀유지의무
핵심적인 법적 제약은 직업상 비밀유지의무이다. 「스위스 형법」(SCC) 제321조는 변호사와 그 보조인이 직무상 위탁받은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변호사 자유이동에 관한 연방법」(BGFA) 제13조는 동일한 의무를 직업규칙으로 부과하고 있다.3 클라우드 서비스나 AI 도구의 이용이 누설에 해당하는지는 기술적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스위스변호사협회의 의뢰로 2019년 취리히 대학교에서 작성된 감정의견은, 변호사가 데이터를 전송하기 전에 암호화하여 제공업체가 이를 읽을 수 없는 경우에는 누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제공업체가 데이터를 수령한 후 스스로 암호화하는 경우, 제공업체는 신중하게 선정되고, 계약상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며, 계약 이행을 위해서만 데이터를 사용하도록 허용된다는 조건하에 「스위스 형법」 제321조의 의미에서의 보조인으로 취급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변호사협회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본다. 다만 위임 사건별 위험 평가, 계약상 비밀유지의무, 적절한 경우 고객의 동의, 그리고 외국 당국에 의한 접근 위험 때문에 외국 제공업체에 대한 특별한 주의가 전제된다.4
이 분석을 AI에 적용하면 단계적인 양상이 나타난다. 고객의 이름과 사실관계를 입력하여 일반 소비자용 공개 챗봇을 이용하는 것은 직업상 비밀유지의무와 양립할 수 없다. 제공업체가 입력 내용을 자신의 목적에 이용할 수 있고 보조인으로서 구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모델의 기업용 버전은 계약상 고객 데이터를 학습에 이용하는 것이 배제되고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므로, 다른 조건이 충족되면 보조인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사무소 자체 인프라 내에서 운영되는 모델은 누설 문제를 전혀 일으키지 않는다. 국제 고객에게 실무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취리히 법률사무소가 어떤 AI 도구를 어떤 조건으로 사용하는지를 위임계약서에서 설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 구성이 보조인 법리가 명확히 포괄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동의를 받는다.
책임, 보수 및 법률 업무의 미래
직업규칙은 AI의 이점이 어떻게 배분되는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AI를 이용하여 몇 분 만에 초안을 작성한 변호사도 하급 어소시에이트가 작성한 초안과 같은 주의를 기울여 이를 검토하여야 하며, 오류에 대하여 전적인 책임을 진다. 과거 몇 시간이 걸리던 업무가 몇 분 만에 처리되면 시간당 보수에 기초한 보수 약정은 압박을 받게 되고, 이는 고정 보수와 가치 기반 보수 책정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SAV 지침은 보수 문제를 상세히 다루지는 않지만, 고객은 업무가 변호사 본인에 의해 수행될 것을 기대할 수 있으며, AI가 고객이 예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변호사 본인의 업무를 대체하는 경우에는 설명의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금융 중심지에 있어 법조계의 AI 활용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취리히의 은행과 자산운용사는 규제 자문, 국경 간 문제 및 분쟁에 관하여 외부 변호사에 의존한다. 이들 변호사가 더 많은 분량의 문서를 더 빠르고 더 낮은 비용으로 검토할 수 있다면 금융 중심지 전체가 더 효율적이 된다. 이는 금융기관 내부의 컴플라이언스 부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며, 그 구성원 중 다수는 법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제약 요인은 기술의 산출물을 검증할 수 있는 숙련된 전문가의 역량이다. 가장 희소한 자원은 법과 기계를 모두 이해하는 사람이며, 이는 다시 이 장의 주제로 이어진다.
주석
- 스위스변호사협회, “Wegleitung für die Anwaltschaft für den Umgang mit KI”, https://www.sav-fsa.ch/news/-/asset_publisher/97aPCN6lT9LD/content/wegleitung-k%C3%BCnstliche-intelligenz-ki- (2026년 9월 확인). ↩
- 스위스변호사협회, “SAV-Wegleitung für den Umgang mit künstlicher Intelligenz”, 2025년 2월 공표본, https://digital.sav-fsa.ch/documents/1060627/0/SAV-Wegleitung_f%C3%BCr_den_Umgang_mit_k%C3%BCnstlicher_Intelligenz_16.2.25.pdf/0b498c8a-85aa-e089-32a2-18da59ee658c?t=1740988650613. ↩
- 「스위스 형법」(SR 311.0) 제321조 제1항, 2개 언어판, https://www.droit-bilingue.ch/de-en/3/31/311.0-321-389.html (변호사, 형사변호인 “sowie ihre Hilfspersonen”); 「변호사 자유이동에 관한 연방법」(BGFA, SR 935.61) 제13조 제1항(“Berufsgeheimnis”), https://www.droit-bilingue.ch/de-fr/9/93/935.61-13-17.html. ↩
- 스위스변호사협회, “Nutzung von Cloud-Diensten”, https://digital.sav-fsa.ch/en/digitale-kanzlei-nutzung-von-clouddiensten (2026년 9월 확인). Thouvenin, Schwarzenegger 외의 감정의견(ITSL, 취리히 대학교, 2019)을 요약하고 있다. ↩
일반적인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글은 법률 또는 세무 자문에 해당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자문을 대체하지 않고,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위임 관계를 성립시키지 않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의 법적 상황을 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