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취리히에서의 보험과 자본시장의 융합
이 장에서 설명한 네 가지 경로는 각기 고유한 뿌리에서 성장하였고 각자의 법적 틀 안에서 작동한다. 그러나 이들을 함께 놓고 보면 취리히에 관한 하나의 이야기가 드러난다. 19세기와 20세기의 대부분 동안 이 도시의 보험업과 은행업은 별개의 세계였으며, 주로 대기업의 이사회와 보험회사의 투자 부서에서 만났을 뿐이다. 앞의 장들에서 보았듯이 Kreditanstalt는 Rentenanstalt와 Swiss Re의 설립을 도왔다. 그러나 그 후 보험회사들은 보험계리적 신중함과 장기 부채라는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켰고, 은행들은 트레이딩, 신용 및 프라이빗 자산관리라는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켰다. 1990년대 이후 이 두 세계는 수렴하였다.
재보험회사 쪽에서는 캣본드(재해채권)와 대체자본이 재보험 사업의 일부를 자본시장 사업으로 바꾸어 놓았다. Swiss Re는 거래를 주선하고, 채권 발행을 주도하며, 펀드를 운용하고, 시장을 측정하는 지수를 발표한다. 자산운용사 쪽에서는 Clariden Leu와 Credit Suisse의 보험연계 팀처럼 은행 내부에서 출발한 전문 회사들이 이제 독립 부티크로 운영되고 있다. 그중 여러 곳은 전직 재보험 언더라이터와 보험계리사가 설립하였거나 이들을 인력으로 두고 있다. 연금제도 쪽에서는 최대의 국내 자본 풀이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의 인가를 받은 운용사를 통해 재해 위험, 인프라 및 사모펀드를 매수하며, 이 연금제도 자체는 연방 직업연금 최고감독위원회(OAK BV)와 지역 감독기관의 감독을 받는다. 개인 자산 쪽에서는 생명보험이 은행 자산을 보유하는 하나의 법적 형식이 되었다. 이는 세금, 보고 및 채권자 보호 측면에서 결과를 낳으며, 보험, 은행 및 조세 분야의 변호사들이 함께 일할 것을 요구한다.
입법자는 이러한 수렴을 뒤따라 왔다. 2024년의 개정 「보험감독법」은 보험 특수목적기구의 스위스 형식을 만들었고, 캡티브 보험회사와 전문 보험계약자를 상대하는 보험회사에 대하여 소비자 보호를 위해 설계된 부담을 덜어 주었다. 같은 해 집합투자법은 제한적 적격투자자 펀드(L-QIF)를 도입하였다. 연금 시행령은 보험연계증권을 대체투자의 독자적 유형으로 인정하고 인프라를 위한 별도 범주를 신설하였다. 금융정보 자동교환에 관한 법령은 보험회사를 은행과 동등한 보고금융기관으로 취급하였다. 이들 개혁은 모두 하나의 위험이나 자산이 그 존속 기간 동안 여러 법적 형식을 거칠 수 있으며, 감독은 업권 간 경계를 넘어 경제적 실질을 따라가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금융 중심지로서 이러한 수렴은 다른 도시들이 좀처럼 따라올 수 없는 이점을 제공한다. 취리히에는 위험을 이해하는 재보험회사, 그 위험을 상품으로 구성하는 운용사, 이를 매수하는 연기금, 고객이 래퍼를 보유한 프라이빗 뱅크, 거래를 구조화하는 변호사와 세무 자문인, 그리고 은행, 보험회사 및 자산운용사를 한 지붕 아래에서 감독하는 감독당국이 있다. 버뮤다에는 더 많은 기구가, 런던에는 더 많은 신디케이트가, 룩셈부르크에는 더 많은 펀드가 있다. 취리히는 거래 양측에 대한 지식을 한곳에 갖추고 있다. 이제 법적 형식이 마련된 만큼, 그 지식이 스위스법에 따라 이루어지는 더 많은 거래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10년의 과제이다.
제네바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뚜렷하다. 이 도시를 다룬 자매편에서 보듯이, 제네바의 금융 중심지는 프라이빗 뱅킹, 원자재 트레이딩 및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성장하였다. 제네바에는 세계적 재보험회사도, 이에 견줄 만한 보험연계 운용사 집적지도 없다. 이 장에서 설명한 보험과 자본시장의 수렴은 스위스 안에서는 대체로 취리히의 현상이며, 이웃한 슈비츠주(칸톤)와 바젤에 그 전초기지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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