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집행과 가압류: 회수 수단으로서의 SchKG
지급명령과 이의의 제거
1889년의 「연방 채무추심 및 파산법」(Bundesgesetz über Schuldbetreibung und Konkurs, SchKG, 영어로는 DEBA)은 현재도 시행 중인 가장 오래된 연방 법전 중 하나이며, 가장 실용적인 법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법은 주(칸톤)의 채무추심사무소를 통하여 금전채권의 집행을 조직하는데, 취리히시에서 채무추심사무소는 구역별로 조직되어 있다. 절차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주소지 또는 본거지의 채무추심사무소에 신청함으로써 개시된다. 사무소는 채권의 존부를 심사하지 않고 지급명령(Zahlungsbefehl)을 발한다. 채무자는 이후 10일 이내에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이의(Rechtsvorschlag)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로써 절차는 정지된다.1
그러면 채권자는 이의를 제거받아야 한다. 채권자가 집행 가능한 판결이나 중재판정을 보유하고 있으면 법원은 확정적 이의제거(definitive Rechtsöffnung)를 허가하고, 절차는 속행된다. 채권자가 서면 채무승인만을 보유하고 있으면 법원은 잠정적 이의제거를 허가할 수 있으며, 그 후 채무자는 20일 이내에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어느 권원도 없으면 채권자는 본안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의제거를 받을 권리는 지급명령 송달 후 1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이의가 제거되면 상업등기부에 등기된 채무자는 파산절차의 적용을 받으며, 파산경고 후 20일이 지나도 채무가 변제되지 않으면 파산선고를 신청할 수 있다.2
절차 개시의 낮은 문턱은 양날의 칼이다. 이는 채권자가 신속하고 저렴하게 채무자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게 하며, 등록된 지급명령은 거래상대방과 임대인이 열람하는 채무추심부에 나타난다. 동시에 근거 없는 지급명령이 괴롭힘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관행 때문에 입법자는 채무자에게 그러한 기재의 공개를 막는 절차를 마련해 주었다.3 국제사건에서 지급명령은 또 다른 목적에도 기여한다. 지급명령은 스위스법상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므로,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 청구를 보전할 필요가 있는 채권자에게 편리한 수단이 된다.4
자산의 가압류: 스위스의 동결명령
SchKG를 국제 소송 실무가들 사이에서 유명하게 만든 수단은 가압류, 즉 Arrest이다. 이를 통해 채권자는 스위스에 소재하는 채무자의 특정 자산, 전형적으로 은행 계좌와 증권 예탁계좌를 채무자에게 사전 통지 없이 동결할 수 있다. 가압류는 자산 소재지의 단독판사가 허가하는데, 취리히에서는 지방법원이 이에 해당한다. 채권자는 청구가 존재한다는 점, 가압류 사유 중 하나가 적용된다는 점, 그리고 채무자에게 속하는 자산이 스위스에 소재한다는 점을 소명의 정도로 증명해야 한다.5
SchKG 제271조는 여섯 가지 가압류 사유를 열거한다. 그중 두 가지는 외국 채권자에게 특히 중요하다. 넷째 사유에 따라 채권자는 청구가 스위스와 충분한 관련성을 갖거나 채무승인에 근거하는 경우 스위스에 거주하지 않는 채무자를 상대로 가압류를 얻을 수 있다. 여섯째 사유에 따라 집행 가능한 판결이나 중재판정과 같은 확정적 집행권원을 보유한 채권자는 누구든지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다.6 여섯째 사유는 개정 루가노협약과 관련하여 현재의 형태로 도입되었다. 이 사유는 채권자를 별도의 스위스 관련성을 증명해야 할 필요에서 해방시킴으로써, 스위스 소재 자산에 대한 외국 판결과 중재판정의 집행 실무를 변화시켰다.7
스위스의 가압류는 강력하지만 무제한은 아니다. 법원은 탐색적 신청에 해당하는 신청을 기각한다. 채권자는 자산을 상당한 정도로 특정해야 하며, 통상 은행의 이름을 대고 거래관계를 기술하는 방식으로 특정한다. 단순히 취리히의 모든 은행에 있는 채무자의 모든 자산을 요구할 수는 없다.8 법원은 가압류로 채무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손해에 대한 담보를 요구할 수 있으나, 채권자가 집행 가능한 판결을 보유한 경우에는 이를 요구하는 일이 드물다. 채무자와 영향을 받는 제3자는 가압류를 안 날부터 1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채권자는 10일 이내에 채무추심절차나 본안소송을 개시하여 가압류를 확정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가압류는 효력을 잃는다. 은행은 이의기간이 경과하거나 이의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진 후에야 가압류된 자산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의무를 진다. 가압류명령의 법원 수수료는 자산 가액에 따라 40스위스 프랑에서 4,000스위스 프랑 사이로 크지 않다.9
2026년 1월 29일 연방대법원의 결정은 채무자가 외국 국가인 경우 이 수단의 한계를 보여 준다. 법원은 외국 국가의 자산은 그 국가가 사법적(私法的) 지위에서 행위했고, 청구가 스위스 영토와 충분한 관련성을 가지며, 자산이 주권적 목적에 사용되지 않는 경우에만 가압류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법원은 충분한 관련성 요건이 루가노협약 제47조와 양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배척하고, 보전처분의 요건은 여전히 국내법의 규율을 받는다고 판시했다.10 투자 분쟁과 원자재 분쟁에서 중재판정을 받은 많은 채권자를 포함하는 국가 및 국영기업의 채권자들에게, 이 결정은 취리히의 은행 계좌가 손쉬운 표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 준다.
자산회수에서의 의미
자산회수에서 가압류는 흔히 조율된 전략의 첫 단계이다. 런던, 뉴욕 또는 싱가포르의 판결이나 세계 어디에 중재지를 둔 중재판정을 가진 채권자는 며칠 안에 취리히의 은행 계좌를 동결한 다음, 스위스의 가압류 확정절차에서 승인과 집행을 추진할 수 있다. 채권자가 권원은 없으나 스위스 관련성이 있는 청구를 소명할 수 있는 경우에는 넷째 사유에 따라 본안 결정 전에 가압류를 얻을 수 있다. 스위스의 가압류는 두 가지 중요한 점에서 잉글랜드의 동결명령(freezing injunction)과 다르다. 첫째, 스위스의 가압류는 스위스에 소재하는 특정 자산에 대하여 in rem(대물적)으로 작용한다. 둘째, 잉글랜드의 동결명령에 수반되는 일반적 공개의무가 없다. 잉글랜드의 동결명령은 채무자에 대하여 전 세계적으로 in personam(대인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채권자들은 스위스의 가압류를 외국의 공개명령, 외국 중재를 지원하기 위한 「연방 국제사법」(PILA) 제185a조에 따른 신청, 그리고 범죄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형사고소와 결합하는 경우가 많다. 형사고소는 소추기관의 수사권한을 이용할 길을 열어 준다. 이 마지막 경로는 경제범죄의 소추와 사법공조에 관한 장에서 다룬다.
주석
- HFW, “Guide to Debt Enforcement and Freezing Orders in Switzerland” (William Hold 및 Alix Bosson, 2020년 9월 9일), https://www.hfw.com/insights/overview-of-debt-enforcement-against-companies-in-switzerland-and-freezing-orders-over-swiss-bank-accounts-2020/. ↩
- HFW, “Guide to Debt Enforcement and Freezing Orders in Switzerland”, 앞의 글. ↩
- SchKG 제8a조 제3항 d호는 2016년 12월 16일 연방법률로 신설되어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AS 2018 4583), 채권자가 절차를 속행하지 않는 경우 채무자가 제3자에게 지급명령을 알리지 말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통합본은 lexaris 수록, https://lexaris.de/book/version/documentflat/head/3505408 (2024년 7월 1일 현재 버전). ↩
- 「스위스 채무법」(CO) (SR 220) 제135조 제2호, 2개 국어판, https://www.droit-bilingue.ch/de-en/2/22/220-135-148.html: 소멸시효는 “채무추심절차에 의하여”(“durch Schuldbetreibung”) 중단된다. ↩
- Marcel Frey 및 Urs Feller (Prager Dreifuss), “Attachment of assets and bank accounts under Swiss debt enforcement law”, IFLR, 2026년 4월 13일, https://www.iflr.com/article/2g8fdul9kp5amxkb9143k/sponsored/attachment-of-assets-and-bank-accounts-under-swiss-debt-enforcement-law. ↩
- Frey 및 Feller, IFLR, 앞의 글. ↩
- Urs Boller, “Arrest gestützt auf ausländische Entscheide: Erste Erfahrungen mit dem neuen Arrestrecht”, MLL, https://mll-legal.com/wp-content/uploads/2019/12/arrest_gestuetzt_auf_auslaendische_entscheide.pdf: SchKG 제271조 제1항 제6호는 개정 루가노협약과 함께 2011년 1월 1일 시행되었고, 이의제거를 위한 모든 확정적 권원에 적용되며, 국내 관련성(Binnenbeziehung)을 요구하지 않는다. ↩
- Frey 및 Feller, IFLR, 앞의 글 (법원은 “‘탐색적 신청(fishing expeditions)’을 억제할 것이다”). ↩
- Frey 및 Feller, IFLR, 앞의 글 (SchKG 제273조, 제278조 및 제279조; 은행의 정보 공개 시점; 법원 수수료). ↩
- Centre de droit bancaire et financier (CDBF), 제네바 대학교, “Attachment DEBA / LC: The Federal Court refuses to relax the requirements”, https://cdbf.ch/en/1459/, 연방대법원 2026년 1월 29일 판결 5A_617/2025를 논의함. ↩
일반적인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글은 법률 또는 세무 자문에 해당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자문을 대체하지 않고,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위임 관계를 성립시키지 않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의 법적 상황을 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