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자산으로서의 중립: 평가
추크에서의 Philipp Brothers와 Marc Rich + Co.의 역사는 이 책 전체에 걸쳐 되풀이되는 질문을 제기한다. 스위스의 중립은 트레이더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상업적 자산으로 기능하였으며, 그 대가를 스위스는 어떻게 치렀는가? 냉전 시기에 중립 덕분에 스위스 기업들은 스위스 법을 위반하지 않고도 정치적 분단선의 양편에 있는 국가들과, 그리고 국제연합(UN)이나 서방 강대국들의 금수 조치 대상인 국가들과 거래할 수 있었다. 추크의 트레이더들은 이 자유를 폭넓게 활용하여, 뉴욕이나 런던의 경쟁자들은 얻을 수 없었던 이익을 올렸다.
그 대가는 스위스의 평판이 치렀다. 아파르트헤이트 시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거래, 미국의 금수 조치 기간 중 이란산 원유의 공급, 그리고 Marc Rich의 인도 거부로 인해 스위스는 많은 상대국의 눈에 다른 나라들이 스스로 비용을 치르며 부과한 제재를 우회하여 이익을 얻는 나라로 비쳤다. 이러한 비판은 냉전이 끝난 뒤 더욱 절박해졌다. 국제연합의 제재가 더 빈번해졌고, 중립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제재를 집행해야 한다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스위스가 2002년 「금수법」(EmbG)으로 공식화된 국제연합 제재의 적용을 결정하고, 유럽연합(EU)의 제재에 점점 더 보조를 맞추기로 한 것은 독자적인 제재 정책의 상업적 이익이 더 이상 그 정치적 비용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반영한 것이었다.1
추크의 트레이더들에게 이 결론은 하나의 사업 모델의 종말을 의미하였다. 다른 나라들의 제재가 그어 놓은 선을 넘어 거래할 수 있는 자유는 Rich 시대의 토대였으나, 단계적으로 사라졌다. 추크에 남은 트레이더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였다. 오늘날 그들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은 스위스, 유럽연합, 영국 및 미국의 제재가 금지하는 곳에서 거래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럼에도 Rich 시대의 역사는 여전히 교훈적이다. 국가 간 법적 차이에 기반한 상업적 이점이, 그 차이가 해소될 때 얼마나 빨리 부담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주석
- Bundesgesetz über die Durchsetzung von internationalen Sanktionen (Embargogesetz, EmbG) vom 22. März 2002, SR 946.231, 2003년 1월 1일 시행, 본문은 lexfind.ch 참조; 국가경제사무국(SECO), “Sanktionen: Rechtliche Grundlagen”, seco.admin.ch: 「금수법」은 2003년 1월 1일부터 법적 근거를 이루고 있으며, 스위스는 2002년 UN 가입 이후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 SECO, “FAQ – Sanktionen der Schweiz”, seco.admin.ch: UN,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또는 스위스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실무상 EU)의 제재를 집행하기 위한 강제 조치; 연방평의회는 EU 제재를 전부, 일부 채택할지 또는 전혀 채택하지 않을지를 자동적으로가 아니라 사안별로 결정한다. 제E부에서 다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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