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고향으로: 현금, 환어음, 전령
짐 속의 동전
소득을 고향으로 가져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직접 지니고 오는 것이었다. 11월에 바이에른에서 돌아오는 스투코 장인이나 봄에 밀라노에서 돌아오는 굴뚝 청소부는 저축한 돈을 동전으로 옷에 꿰매 넣거나 짐 속에 숨겨 가지고 왔다. 무리를 지어 여행하면 강도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를 받을 수 있었고, 귀향 일정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팀 전체가 함께 알프스를 넘었다.1 그러나 현금에는 단점이 있었다. 무거웠고, 도둑을 끌어들였으며, 환전해야 했다. 로마에서 일하는 장인들은 교황령 scudi로, 제노바에서는 제노바 리라로, 베네치아에서는 베네치아 두카트로, 제국에서는 플로린과 탈러로, 러시아에서는 루블로 보수를 받았다. 고향의 계산 단위는 제A.I장에서 다룬 밀라노 리라 또는 루가노와 로카르노의 지역 리라였으며, 이 모든 동전은 루가노, 코모 또는 밀라노의 환전상이 제시하는 환율로 바꿔야 했다.
환전 마진과 외국 동전의 불확실한 금속 함량은 저축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수 있었다. 따라서 장인들은 이탈리아에서는 스페인이나 제노바 주화, 알프스 이북에서는 제국 탈러처럼 널리 통용되는 양질의 은화나 금화로 보수를 받기를 선호했다. 일부 계약은 지급 통화를 명시했다. 다른 계약은 선택을 의뢰인에게 맡겼고, 의뢰인은 그때 가지고 있는 지역 동전으로 지급했다. 티치노 성당들에서 발견된 주화들은 이 지역 자체가 북이탈리아·롬바르디아 통화권에 속했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이렇게 고향으로 들여온 외국 주화들은 밀라노 계산화폐와 나란히 자리를 찾아야 했다.2
환어음
더 큰 금액과 더 먼 거리에는 환어음(lettera di cambio)이 선호되는 수단이었다. 이 수단은 12세기 중반 무렵 이탈리아에서 채무를 승인하는 공증 증서로 등장했다. 13세기부터 15세기에 걸쳐 발행인이 지급인에게 일정 금액의 지급을 지시하는 지급지시서로서 주요 특징을 갖추었고, 16세기에 이르러 완전히 성숙했다. 로마에 있는 장인은 로마의 은행가에게 scudi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은행가는 밀라노의 거래 상대방을 지급인으로 하는 환어음을 발행했다. 장인은 이 환어음을 고향으로 보냈고, 친척이 밀라노에서 이를 제시하여 밀라노 리라로 상당액을 받았다.3 이렇게 환어음은 자금 이전과 통화 교환을 결합했으며, 알프스를 넘는 동전의 물리적 운송을 피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환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거래 상대방 네트워크는 밀라노, 제노바, 피렌체의 은행가들이 오래전부터 연결망을 구축해 온 이탈리아 도시들 사이에서는 촘촘했다. 알프스 이북에서는 그보다 성겼고, 러시아에서는 더욱 성겼다. 18세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장인은 아마도 북유럽 무역의 결제 중심지인 암스테르담을 지급지로 하는 환어음을 사야 했을 것이며, 이를 다시 밀라노나 제노바를 지급지로 하는 환어음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4 각 단계마다 수수료와 환전 마진이 붙었고, 각 단계는 관련 은행가들의 신용도에 달려 있었다. 1580년대부터 피아첸차에서 열리고 Bisenzone 정기시로 알려진 제노바의 환어음 정기시는 이탈리아와 유럽의 나머지 지역 사이에 유통되는 환어음의 상당 부분을 결제했으며, 그 메커니즘은 제A.IV장에서 중계무역과 관련하여 다룬다.
환어음은 여러 차원의 신뢰를 필요로 했다. 이민자는 환어음을 발행한 은행가를 신뢰해야 했다. 고향의 가족은 거래 상대방이 지급할 것이라고 신뢰해야 했다. 양자 모두 관련 상사들의 평판에 의존했다. 이 때문에 이민자들은 흔히 여러 해 동안 같은 은행가를 이용했으며, 상인과 은행가를 회원으로 둔 롬바르디아 신심회들도 송금 주선을 도왔을 수 있다.5 경제적으로 보면 환어음은 이민자의 소득을 밀라노 상인에 대한 채권으로 바꾸었고, 그 상인의 평판은 마을 경제의 안전을 이루는 일부가 되었다.
주석
- 팀의 계절적 귀향에 관해서는 Damiani Cabrini, “Maestranze artistiche” (앞의 인용). ↩
- Andrea Casoli, Cantone Ticino: Ritrovamenti monetali da chiese (Inventar der Fundmünzen der Schweiz 12, 2012)에 대한 서평, Geldgeschichtliche Nachrichten 50 (2014), https://fundmuenzen.ch/wp-content/uploads/2025/06/CASOLI_2014_Rezension_IFS_12_Geldg eschichtliche_Nachrichten_50.pdf (José Diaz Tabernero의 견해를 요약한 것으로, 오늘날 티치노의 영역은 북이탈리아·롬바르디아 통화권에 속했다). ↩
- “Lettera di cambio”, Enciclopedia Treccani, https://www.treccani.it/enciclopedia/lettera-di-cambio/; Wikipedia, “Bill of exchange”, https://en.wikipedia.org/wiki/Bill_of_exchange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 표준적 연구는 Raymond de Roover, L'évolution de la lettre de change, XIVe– XVIIIe siècles (Paris 1953)이다. ↩
- 18세기 러시아의 외환에 관한 문헌. ↩
- 신심회의 회원 구성과 기능으로부터의 추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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