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국어 및 3개 국어 문서 작성
다국어 문서의 세 가지 모델
다국어 문서는 세 가지 모델 중 하나를 따른다. 첫째 모델에서는 계약이 하나의 언어로 작성되고 그 언어만이 구속력을 가지며, 번역본은 참고용으로만 제공된다. 둘째 모델에서는 두세 개의 언어본에 서명하되, 불일치 시 그중 하나가 우선한다고 지정하는 조항을 둔다. 셋째 모델에서는 스위스 연방 입법과 대부분의 국제조약에서처럼 모든 언어본이 동등하게 정본으로 선언된다. 각 모델에는 저마다의 자리가 있다. 첫째 모델은 가장 안전하며 은행 업무에서 가장 흔하다. 은행 업무에서는 은행의 일반약관이 고객이 선택한 언어본으로 구속력을 가지며, 다른 언어본은 이해를 돕는 데 그친다. 둘째 모델은 언어가 다른 당사자 사이의 상사계약에 적합하며, 각 당사자는 자신이 읽을 수 있는 텍스트에 서명하기를 원한다. 셋째 모델은 법적 안정성보다 언어 간의 정치적 평등이 더 중요한 문서에 한정하여야 한다. 동등한 정본은 충돌의 가능성을 배가시키기 때문이다.
루가노에서 전형적인 구도는 3개 언어이다. 취리히나 제네바에 본점을 둔 스위스 은행은 문서를 독일어나 프랑스어로 작성하고, 티치노 지점을 위하여 이탈리아어로, 국제 고객을 위하여 영어로 번역한다. 이탈리아 고객은 이탈리아어본에 서명하므로 그것이 그가 원용할 수 있는 텍스트이지만, 은행의 법무부서는 독일어 원본을 해석한다. 티치노의 트레이딩 회사를 인수하는 이탈리아 회사는 밀라노 로펌이 영어로 작성하고 스위스법을 준거법으로 하며 매도인을 위한 이탈리아어 번역이 붙은 주식매매계약에 서명한다. 패밀리 오피스는 이탈리아 가족을 위하여 이탈리아어로 주주간 계약을 작성하고, 주식을 보관할 스위스 은행을 위하여 독일어 번역을 붙인다. 이들 문서는 각각 어느 언어본이 결정적인지에 관한 명확한 규칙을 필요로 한다.
언어 조항과 우선 언어 조항
언어 조항은 네 가지 질문에 답하여야 한다. 계약이 어느 언어로 체결되는가, 번역본이 존재하는가와 그 지위는 무엇인가, 불일치 시 어느 언어본이 우선하는가, 통지와 절차는 어느 언어로 진행되는가이다. 이탈리아 당사자와의 스위스 계약에서 전형적인 조항은 실질적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계약은 이탈리아어로 체결되고, 독일어 번역은 참고용으로 제공되며, 불일치 시 이탈리아어 텍스트가 우선하고, 이탈리아어 텍스트에서 사용된 스위스법의 용어는 스위스 법률의 이탈리아어판이 부여하는 의미를 가진다. 마지막 문장은 가장 자주 잊히는 문장이다. 그러나 이는 가장 유용한 문장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어 텍스트를 스위스 이탈리아어 법률언어에 고정하고, 이탈리아법의 개념을 통한 해석을 배제하기 때문이다.
우선 언어 조항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번역자의 오류로 두 언어본이 어긋나는 경우에는 이 조항이 어느 텍스트가 적용되는지를 결정한다. 당사자들이 서로 다른 것을 의도했기 때문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이 조항이 존재하지 않았던 합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스위스 법원은 합의가 애초에 성립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면 문제는 「스위스 채무법」(CO) 제18조에 따른 해석과 계약 성립에 관한 일반 규정에 따른 불합의의 문제가 된다. 따라서 우선 언어 조항은 두 언어를 모두 읽는 변호사에 의한 두 언어본의 면밀한 검토와 결합되어야 한다. 루가노에서 이는 대개 이탈리아어와 독일어, 또는 이탈리아어와 영어를 읽는 변호사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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