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의 착상: 생명을 고르다
제네바 자본가들은 프랑스 종신연금의 균일한 가격 책정이 제공하는 이점을 아주 일찍 간파하였다. 이율이 생명의 나이에 좌우되지 않았으므로, 할 일은 가능한 한 어리고 튼튼한 생명을 고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 하나의 생명을 기준으로 설정된 연금은 여전히 위험하다. 그 사람이 일찍 사망하면 지급이 멈추고 원금을 잃게 된다. 이 위험을 줄이려면 투자를 여러 생명에 분산해야 했다.
그래서 제네바 은행가들은 제네바 가문들에서 뽑은 어린 소녀들, 흔히 서른 명으로 이루어진 집단의 선정에 기초한 구조를 조직하였다.1 소녀를 고른 것은 인구학적 관찰을 반영한 것이었다. 여성의 기대수명은 그 당시에도 남성보다 높았다. 생명은 영유아기의 주요 위험이 지나간 나이에, 생활 여건이 장수에 유리한 유복한 가문에서 선정되었다. 일부 자료는 당시 제네바에서 시행되던 천연두 접종을 중시하였다는 점도 언급하는데, 이 접종은 주요 사망 위험 가운데 하나를 줄여 주었다.2
제네바의 생명을 이용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점이 있었다. 그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금 수령자는 지급을 받기 위해 해당 생명이 아직 살아 있음을 정기적으로 증명해야 했다. 제네바에 거주하며 시의 은행가와 공증인에게 알려진 생명이라면 생존증명서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이 제도는 제네바 공동체의 작은 규모와 결속에 의존하였다. 그곳에서는 누구나 생명들의 가문을 알고 있었고 그들의 생존을 증언할 수 있었다.
이 구조는 위험한 개인 투자를 보다 예측 가능한 집단 투자로 바꾸어 놓았다. 생명이 서른이면, 몇 명이 일찍 사망하더라도 소득의 일부에만 영향을 미쳤다. 지급의 평균 기간은 집단의 기대수명에 근접하였고, 선정 덕분에 그 기대수명은 높았다. 잔여 위험은 예컨대 전염병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집단 사망의 가능성, 그리고 무엇보다 채무자인 프랑스 왕정의 지급 능력에 있었다.
주석
- François R. Velde and David R. Weir, “The Financial Market and Government Debt Policy in France, 1746-1793”, Journal of Economic History, vol. 52, no. 1, 1992년 3월, 31면: 천연두를 이겨냈거나 최근 접종을 받은, 건강한 제네바 가문의 5~10세 소녀들을 선정하고 여러 생명에 대한 연금을 묶었다. The Tontine Coffee-House, “Thirty Maidens of Geneva”(tontinecoffeehouse.com, 2019년 8월 5일): “이러한 연금은 약 서른 건씩 풀로 묶였고, 이로 인해 이 구조는 ‘제네바의 서른 처녀’(trente demoiselles de Genève)라는 이름을 얻었다”. ↩
- François R. Velde and David R. Weir, “The Financial Market and Government Debt Policy in France, 1746-1793”, Journal of Economic History, vol. 52, no. 1, 1992년 3월, 31면(천연두 생존자 또는 최근 접종을 받은 어린이를 우선함). The Tontine Coffee-House, “Thirty Maidens of Geneva”(tontinecoffeehouse.com, 2019년 8월 5일). Dictionnaire historique de la Suisse(DHS), 항목 “Variole”: 1756년 Théodore Tronchin은 오를레앙 공작의 자녀들에게 접종하기 위해 파리로 초빙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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