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의 문제
칼뱅의 신용 윤리가 지닌 의의를 이해하려면 그가 물려받은 교리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제A부에서 이미 언급한 고리대 금지는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었다. 히브리 성경은 동료 이스라엘인에게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것을 금지하면서도, 외국인에게는 이를 허용하였다.1 아리스토텔레스는 돈이 불임(不姙)이라고 주장하였다. 돈은 교환의 수단으로서 그 본성상 새끼를 낳을 수 없으며, 돈에서 돈을 만들어 내는 것은 가장 부자연스러운 형태의 취득이라는 것이다. 이자를 뜻하는 그리스어 tokos가 ‘새끼’를 의미한다는 사실이 바로 이를 표현하였다.2 교부들은 고리대를 사랑에 반하는 죄로 단죄하였고, 중세의 공의회들은 그 금지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확대하였다.
13세기의 스콜라 신학자들, 무엇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 금지를 체계화하였다. 아퀴나스에 따르면 금전 대여는 소비물의 소유권 이전이었으며, 빌려준 금액보다 더 많이 요구하는 것은 물건 자체와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는 사용을 파는 것이므로 정의에 반하였다. 그러나 스콜라 학자들은 대주(貸主)가 돈을 빌려줌으로써 손실을 입거나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음을 인정하였고, 일정한 경우 보상을 정당화하는 외재적 권원(權原)의 이론을 발전시켰다. 곧 대여로 인해 대주가 실제로 입은 손실인 damnum emergens, 대주가 돈을 달리 쓸 수 없었기 때문에 포기한 이익인 lucrum cessans, 원금을 잃을 위험인 periculum sortis, 그리고 상환 지체에 대한 위약금인 poena conventionalis가 그것이다.3 이러한 권원들은 정기금 계약, 조합, 환어음과 더불어 중세 후기 신용 경제의 상당 부분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될 수 있게 하였다.
그 결과 이자가 원칙적으로는 금지되면서도, 승인된 형식을 취하는 한 실제로는 허용되는 법적·도덕적 질서가 형성되었다. 이 금지는 신용의 형식을 규정하여 정기금, 조합, 환거래 계약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또한 공공연한 이자부 대여에 도덕적 낙인을 찍었으며, 그러한 대여는 예외로 용인된 유대인, 롬바르드인 등에게 맡겨졌다. 중세 후기의 상인과 은행가들은 이러한 모호함 속에서 살았고, 그중 많은 이가 자신의 구원을 걱정하였다. 고리대 금지를 우회하는 환거래 계약 위에 은행을 세운 메디치가는 부분적으로 고리대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교회와 자선 재단에 막대한 금액을 지출하였다.
주석
- 출애굽기 22:25, 레위기 25:35–37, 신명기 23:19–20(이스라엘인 사이의 이자 금지; 외국인에게서 이자를 받는 것의 허용). 성경의 경제법에 관한 표준적인 문헌 참조. ↩
-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I.10, 1258b, 가장 부자연스러운 취득 방식으로서의 고리대(tokos)에 관하여. 표준적인 번역본 참조. ↩
- 스콜라 학파의 고리대 이론(토마스 아퀴나스, Summa theologiae II-II q. 78)과 외재적 권원(damnum emergens, lucrum cessans, periculum sortis, poena conventionalis)에 관해서는 중세 경제사상에 관한 표준적인 문헌, 예컨대 Noonan, The Scholastic Analysis of Usury, 1957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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