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의 “반죽”
바젤에서는 수 세기에 걸쳐 도시를 형성해 온 오랜 가문들을 통틀어 Daig라고 부른다. 이는 바젤 방언으로 ‘반죽’을 뜻하는 단어이다. 이 용어는 비공식적이며 다소 반어적이다. 혼인과 친족 관계로 너무나 촘촘히 얽혀 여러 세대에 걸쳐 함께 반죽된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는 가문들의 집합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Daig에 속하는 것으로 꼽히는 가문으로는 Burckhardt, Iselin, Merian, Sarasin, Vischer, Staehelin, Christ, La Roche, Bernoulli, Geigy, Hoffmann, Speiser, Socin, Bachofen, Heusler, Faesch, Preiswerk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오래된 바젤 토박이 가문이지만, 다른 일부는 제B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16세기와 17세기의 종교 난민의 후손이다.1
Daig는 법적 의미의 귀족 계급이 아니다. 종교개혁 이후 바젤에는 귀족이 존재하지 않았다. 중세의 기사 가문들은 특권을 잃고 도시를 떠나거나 시민층에 흡수되었다. Daig의 가문들은 상인, 제조업자, 은행가, 교수, 목사, 의사, 법률가, 공직자였다. 이들은 부와 교육, 공적 봉사, 그리고 촘촘한 친족 네트워크 덕분에 그 지위를 얻었으며, 신중한 혼인 전략과 부의 승계, 고유한 생활양식의 함양을 통해 그 지위를 유지하였다.
이 장은 Daig를 하나의 사회적 구성체로서, 그리고 바젤 금융 중심지를 형성한 문화의 담지자로서 고찰한다. 이 장은 그 가문들, 그들의 친족 네트워크와 자산관리, 공직에서의 역할, 종교적·지적 생활, 그리고 신중함의 문화를 기술한다. 나아가 절제된 표현, 신뢰성, 장기적 사고, 사적 부와 공적 과시의 분리를 중시하는 이 문화가 스위스 프라이빗 뱅킹의 토대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한다.
주석
- 바젤의 오랜 도시귀족 가문을 가리키는 Daig라는 용어와 일반적으로 이에 속하는 것으로 꼽히는 가문들에 관하여는 바젤 사회사에 관한 문헌을 참조하라. 예컨대 Sarasin, Stadt der Bürger, 1990; 스위스 역사사전(HLS)의 각 가문 항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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