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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지기 정신과 부의 윤리

칼뱅의 부(富)의 윤리는 이자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Institutio(『기독교 강요』)와 여러 주석서 및 설교에서 청지기 직분의 교리를 전개했다. 부는 하나님의 선물로서 일정 기간 소유자에게 맡겨진 것이며, 그의 가족과 이웃과 공동체의 유익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유자는 부의 사용에 관하여 하나님께 책임을 지므로 자기 뜻대로 부를 사용할 자유가 없었다. 사치와 낭비는 이 위탁에 대한 남용이었다. 자선, 유용한 일에 대한 투자, 교회와 빈민에 대한 지원이 부의 올바른 사용이었다.1

청지기 직분의 교리는 오늘날 세속적인 대응물로 신인의무(fiduciary duty)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타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 자산관리인, 이사 또는 은행은 그 자산을 수익자의 이익을 위하여 주의, 충실 및 신중함을 다하여 사용할 의무를 진다. 스위스의 위임법, 「금융서비스법」(FinSA)상의 충실의무와 주의의무, 그리고 스위스가 신탁에 관한 헤이그 협약을 통하여 승인하는 신탁법상 수탁자의 신인의무는 이 원칙을 법적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2 가족 자산의 관리와 승계에 관하여 자문하는 회원들로 구성된 신탁·상속 실무가 협회(Society of Trust and Estate Practitioners)는 그 직업윤리 기준 속에 청지기 직분의 윤리를 구현하고 있다. 그 신학적 토대는 오래전에 잊혔지만, 칼뱅이라면 이 윤리를 알아보았을 것이다.

청지기 직분의 교리는 또한 오늘날의 지속가능·책임투자 운동의 바탕을 이룬다. 자신의 투자가 미치는 환경적, 사회적 및 지배구조상의 영향을 고려하는 투자자,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기후 목표에 부합시키기로 약속하는 금융기관은 부를 공동체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으로 보는 관점을 채택하고 있다. 제K부에서는 이 운동과 스위스에서의 그 규제를 검토한다. 이 운동의 뿌리는 개혁교회 도시인 바젤과 제네바에서 형성된, 부는 위탁받아 보유하는 것이라는 사상에 있다.

주석

  1. 지상 재화의 사용과 청지기 직분에 관한 칼뱅의 교리(1559년판 Institutio III.10)에 관하여는 칼뱅의 경제·사회 윤리에 관한 문헌, 예컨대 Biéler, La pensée économique et sociale de Calvin, 1959 참조. ↩
  2. 「스위스 채무법」 제398조(CO)(수임인의 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금융서비스법」 제7조 이하(FinSA)(행위의무); 1985년 7월 1일 신탁의 준거법과 승인에 관한 헤이그 협약(SR 0.221.371), 스위스에 대하여 2007년 7월 1일부터 발효. ↩

일반적인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글은 법률 또는 세무 자문에 해당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자문을 대체하지 않고,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위임 관계를 성립시키지 않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의 법적 상황을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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