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견사와 한 산업의 긴 생명력
비단 리본 산업은 난민들이 바젤에 들여온 비단 산업 분야 가운데 가장 두드러졌으나 유일한 분야는 아니었다. 독일어로 Florettseide, 또는 프랑스어에서 온 Schappe라 불리는 견방사(絹紡絲) 방적은 연속된 실로 켤 수 없는 섬유를 이용하였다. 고치의 바깥층과 안쪽층, 나방이 빠져나간 구멍 뚫린 고치, 그리고 조사(繰絲) 과정에서 나온 부스러기가 그것이다. 이 섬유들은 세척, 정련, 소모(梳毛)를 거쳐 실로 자아졌는데, 이 실은 생사보다 덜 고왔지만 값이 싸고 여러 용도에 적합하였다.1
바젤의 견방사 산업은 17세기와 18세기에 서서히 발전하였고, 도시와 그 주변에 기계식 방적 공장이 세워진 19세기에 확장되었다. 이 산업은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견방사 산업 가운데 하나가 되었으며, 여러 기업이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에 공장을 두고 국제적으로 활동하였다. 20세기에 합성섬유가 부상하면서 이 산업은 쇠퇴하였고, 마지막 기업들은 문을 닫거나 흡수되었다.
견방사 산업의 역사는 바젤 산업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 즉 기술적 지식을 통해 가치가 낮은 원료를 더 높은 가치의 제품으로 바꾸는 원리를 보여 준다. 견방사 방적공들은 비단 산업의 찌꺼기를 시장성 있는 실로 바꾸었다. 비단 리본 산업의 염색공들은 시장이 요구하는 색을 만들어 내는 법을 익혔다. 19세기의 화학자들은 가스 생산의 폐기물인 콜타르를 합성염료로 바꾸었다. 그리고 20세기의 제약 화학자들은 분자를 의약품으로 바꾸었다. 연속성은 지식을 통해 가치를 더하는 능력에 있으며, 이는 전문성을 통해 자본에 가치를 더하는 금융 중심지의 원리이기도 하다.
주석
- 바젤의 견방사 방적(Florettseidenspinnerei, Schappe)과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그 발전에 관하여는 HLS, 항목 “Seidenindustrie”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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