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와 자본 형성
바젤의 인쇄업은 16세기 전반에 정점에 이르렀고 16세기 후반에는 쇠퇴하였다. 종교 갈등, 검열, 다른 중심지와의 경쟁, 그리고 대규모 출판 사업의 고갈이 그 중요성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17세기에 이르러 바젤은 더 이상 유럽 인쇄업의 선도적 중심지가 아니었다. 다만 여러 인쇄소는 계속 운영되었다.
인쇄업은 도시의 경제사에 지속적인 유산을 남겼다. 인쇄업은 재산을 만들어 냈고, 그 일부는 토지, 정기 지대 및 다른 사업에 투자되었다. 인쇄업은 대규모 투자, 긴 생산 주기, 먼 시장, 신용 관계를 관리하는 방법을 상인들에게 익히게 하였다. 인쇄업은 특히 프랑크푸르트와 리옹의 정기시를 통해 바젤을 유럽의 상업·금융 네트워크와 연결하였다. 그리고 인쇄업은 자본의 뒷받침과 규제의 보호를 받는 지식과 기술 기반의 산업이 규모가 크지 않은 도시에서도 번성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교훈은 사라지지 않았다. 16세기 후반과 17세기에 바젤에서 견직 리본 산업이 발전했을 때, 그 기업가들은 비슷한 기법을 사용하였다. 자본과 원료를 제공하는 상인 겸 제조업자에 의한 생산 조직, 먼 시장에서의 제품 판매, 그리고 재고와 판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신용의 활용이 그것이다. 19세기에 화학 산업이 발전했을 때에도 이 산업은 지식, 자본, 시장 접근이라는 동일한 조합에 의존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16세기의 인쇄업은 바젤 산업사의 첫 장이었으며, 이 역사는 3세기 뒤 생명과학 산업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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