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과 타인 재산의 관리
타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은 은행의 업무가 되기 훨씬 이전부터 바젤 엘리트층의 일상적인 과업이었다. 시민이 미성년 자녀를 남기고 사망하거나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일을 처리할 수 없게 되면, 시는 후견인, 즉 Vogt를 선임하였다. 후견인은 대개 친척이나 존경받는 시민이었으며, 당국의 감독하에 피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였다. 후견인은 재산목록을 작성하고, 재산을 안전하게 투자하며, 정기적으로 회계를 보고하고, 피후견인이 성년에 이르면 재산을 인도해야 했다. 시는 고아청, 즉 Waisenamt를 두어 후견인을 감독하고 그 회계를 승인하였다.1
후견은 시민들이 쉽게 거절할 수 없는 부담이었다. 후견에는 시간과 역량과 책임이 요구되었으며, 피후견인의 재산을 잘못 관리한 후견인은 개인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었다. 후견은 또한 자산관리의 학교이기도 하였다. 바젤 엘리트층의 후견인들은 보수적으로 투자하고, 정확한 장부를 기록하며, 이를 당국에 보고하고, 타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법을 배웠다. 이것은 바로 현대의 자산관리인과 수탁자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의무이며, 이들의 행위를 규율하는 수탁 원칙은 그 뿌리 가운데 하나를 후견법에 두고 있다.
피후견인 재산의 투자에 관한 규칙은 엄격하였다. 후견인은 안전한 자산, 전형적으로는 시내 또는 그 영역 내의 부동산을 담보로 한 지대에 투자해야 했으며, 투기적 투자는 금지되었다. 시의 고아청은 때로 피후견인의 자금을 직접 보관하고 이들을 대신하여 투자하기도 하였다. 19세기에는 저축은행과 주립은행이 후견인에게 피후견인 자금을 맡길 안전한 곳을 제공하였고, 이 자금의 운용은 이들 은행의 정규 업무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2013년부터 시행된 현대 스위스의 성년 및 아동 보호법은 자신의 일을 처리할 수 없는 사람의 보호를 전문 당국인 아동·성년 보호청에 맡기고 있다. 또한 피후견인 자산의 투자를 시행령으로 규율하는데, 이 시행령은 일상적 필요를 위한 자산과 그 밖의 자산을 구별한다. 전자는 안전한 형태로 보유해야 하고, 후자는 일정한 조건하에 보다 폭넓게 투자할 수 있다.2 18세기의 후견인들이 실천했던 신중함은 여전히 지도 원칙으로 남아 있다.
주석
- 근세 바젤의 후견(Vormundschaft), 고아청(Waisenamt)의 역할 및 후견인 회계의 감독에 관하여는 바젤 법제사에 관한 문헌을 참조하라. 스위스 역사사전(HLS), “Vormundschaft” 항목. ↩
- 성년 보호에 관한 「스위스 민법」(CC) 제360조 이하(SR 210), 2013년 1월 1일 시행; 2012년 7월 4일 「후견 관련 자산 투자에 관한 시행령」(VBVV, SR 211.22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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