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기업, 청산기업과 모은행
Credit Suisse 사태는 2008년 이후 규제 체계의 핵심에 있는 구별에 주목하게 하였다. 은행이 영업을 계속하는 동안 손실을 흡수하는 계속기업 자본(going-concern capital)과 정리 단계에서 손실을 흡수하는 청산기업 자본(gone-concern capital)의 구별이 그것이다. 계속기업 자본은 보통주 자본과 AT1(Additional Tier 1, 신종자본증권) 상품으로 구성된다. 청산기업 자본은 주로 베일인 채권으로 구성되며, 이 채권은 정리당국이 개입할 때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된다. 2016년의 스위스 제도는 두 요건을 모두 높은 수준으로 정하였다. 2023년 3월에도 Credit Suisse의 그룹 차원 계속기업 자본은 규제상 최저 기준을 상당한 여유를 두고 초과하고 있었으며, 2022년 말 보통주 자본비율은 약 14%였다.1
계속기업 자본은 붕괴를 막지 못하였다. Credit Suisse를 무너뜨린 뱅크런은 신뢰의 붕괴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자본비율로는 이를 되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청산기업 자본은 사용되지 않았다. 당국이 정리 대신 인수를 선택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이 은행은 자본 완충장치가 형식적으로는 온전한 상태에서 파산하였고, 이는 일부 경제학자들이 2010년 이후 위험가중자본의 실효성에 관하여 제기해 온 의문을 강화하였다. Anat Admati와 Martin Hellwig는 The Bankers' New Clothes에서 은행이 총자산 대비로 측정하여 훨씬 더 많은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의무화되어야 하며, 조건부 전환사채와 같은 복잡한 상품은 자기자본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2 Credit Suisse 사태는 스위스의 논쟁에서 이 주장에 새로운 무게를 실어 주었다.
모은행 차원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드러났다. Credit Suisse는 UBS와 마찬가지로 스위스 모은행이 외국 자회사, 그중에서도 미국과 영국의 자회사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는 그룹으로 조직되어 있었다. 바젤 체계는 연결 기준과 개별 기준으로 적용되지만, 개별 기준에서 자회사 지분을 어떻게 취급할지는 대체로 각국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스위스 규정에 따르면 모은행은 자신의 지분을 위험가중치를 통하여 부분적으로만 자본으로 뒷받침하면 되었으며, 이 위험가중치는 2019년 이후 단계적으로 상향되었다. 외국 자회사가 손실을 입거나 그 가치가 하락하면 모은행의 자본비율도 함께 하락하였다. 반면 자회사에 묶여 있는 자본은 외국 감독당국이 현지 보유를 요구하였기 때문에 모은행으로 이전할 수 없었다.3
의회 조사위원회는 특히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이 2017년 Credit Suisse 모은행에 허용한 규제상 필터를 비판하였다. 이 필터로 인하여 모은행은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였을 경우보다 자신의 자본비율을 더 유리하게 표시할 수 있었다. 이 필터는 위기가 발생할 때까지 유지되었다.4 이 사례는 자본 요건의 실질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바젤 문서가 규율하지 않는 기술적 결정에 달려 있는지를 보여 준다. 국가 감독당국은 기준의 모든 조항을 준수하면서도 평가, 공제 및 경과적 완화에 관한 결정을 통하여 그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 시스템상 중요한 은행으로 하여금 모은행 차원에서 외국 지분을 보통주 자본으로 전부 뒷받침하도록 요구하는 2025년 및 2026년의 스위스 개혁안은 이 공백을 다룬다. 이 개혁안은 또한 바젤위원회가 국제적으로 한 번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 즉 국경을 넘는 은행 그룹 안에서 자본을 본국 관할권과 현지국 관할권 사이에 어떻게 배분하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도 다룬다.
주석
- 2022년 말 약 14%였던 Credit Suisse Group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과 그 계속기업 자본 및 청산기업 자본의 구성에 관하여는 Credit Suisse Group, Annual Report 2022 및 FINMA, Lessons Learned from the CS Crisis (December 2023) 참조. ↩
- Anat Admati and Martin Hellwig, The Bankers' New Clothes: What's Wrong with Banking and What to Do about It (2013, 개정판 2024). ↩
- 「자기자본규정」(CAO)에 따른 모은행 차원의 자회사 지분 취급(지분에 대한 위험가중, 시스템상 중요한 은행에 대하여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상향) 및 외국 지분의 손실이 모은행 자본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는 2024년 4월 10일자 은행 안정성에 관한 연방평의회 보고서 및 FINMA, Lessons Learned from the CS Crisis (December 2023) 참조. ↩
- FINMA가 2017년 Credit Suisse AG에 허용한 지분 평가에 관한 규제상 필터와 그것이 모은행의 자본비율에 미친 영향에 관하여는 2024년 12월 의회 조사위원회 보고서 및 FINMA, Lessons Learned from the CS Crisis (December 2023) 참조. ↩
일반적인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글은 법률 또는 세무 자문에 해당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자문을 대체하지 않고,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위임 관계를 성립시키지 않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의 법적 상황을 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