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실시권, TRIPS와 면제 논쟁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의 일환으로 체결된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모든 회원국에 경과기간 후 의약품에 대한 특허를 부여할 의무를 지웠다. 이 협정은 또한 강제실시권을 허용하였다. 강제실시권이란 국가가 적절한 보상 등의 조건하에 특허권자의 동의 없이 특허의 사용을 허락하는 것이다.1 2001년 「TRIPS 협정과 공중보건에 관한 도하 선언」은 회원국이 공중보건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러한 유연성을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2003년의 결정은 이후 협정 제31조의2로 전환되었으며, 자체 생산능력이 없는 국가로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한 강제실시권을 허용하였다.2
스위스 법은 이러한 규정을 이행하고 있다. 「특허법」(PatG)은 여러 경우에 강제실시권을 규정하는데, 여기에는 한 특허가 다른 특허에 종속되는 경우, 공익,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도구가 포함된다. 2008년부터는 공중보건 문제가 발생한 경우 생산능력이 불충분한 국가로 의약품을 제조·수출하기 위한 특별 강제실시권도 두고 있다.3 실무상 스위스에서 강제실시권은 거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였으며, 의약품에 대해 강제실시권이 부여된 사례는 알려진 바 없다. 그 중요성은 다른 데 있다. 정부가 강제실시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가격 협상에서 정부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점이다.
이 논쟁은 COVID-19 팬데믹 기간에 첨예해졌다. 2020년 10월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COVID-19의 예방, 억제 및 치료와 관련된 특허, 산업디자인, 저작권 및 미공개 정보에 대해 세계무역기구가 TRIPS 협정상의 의무를 면제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 제안은 많은 개발도상국의 지지를 받았으며, 이후 보다 제한된 형태로 미국의 지지도 받았다. 스위스, 유럽연합(EU) 및 영국은 이에 반대하였다. 이들은 지식재산권이 백신 생산의 장애물이 아니었으며, 의무 면제는 백신의 신속한 개발을 가능하게 한 유인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4
2022년 6월 제네바에서 열린 제12차 각료회의에서 도달한 타협안은 원래 제안보다 훨씬 좁았다. 이 타협안은 자격을 갖춘 개발도상국이 5년간 간소화된 조건하에, 그리고 협정상의 수출 제한을 완화하여, 특허권자의 동의 없이 COVID-19 백신 특허의 사용을 허락할 수 있도록 하였다.5 이 결정을 진단제와 치료제로 확대하는 문제는 연기되었고, 각료들이 정한 기한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관찰자들은 이 결정이 백신 공급이 더 이상 주된 제약 요인이 아니게 된 뒤에 채택되었기 때문에 실질적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본다.6
바젤에 이 논쟁은 상징적인 무게를 지녔다. 업계는 스위스의 강경한 입장을 자신의 사업 모델의 토대를 지키는 것으로 여겼다. 스위스의 비정부기구들은 연방평의회가 제약업계의 이익을 빈곤국의 의약품 접근보다 우선시한다고 비판하였다. D부에서 언급한 역사적 아이러니는 바젤의 염료 산업 자체가 특허 제도가 없는 나라의 보호 아래에서 탄생하였다는 점이다. 1907년 이전 스위스 정치인들이 독일의 압력에 맞서 내세운 논거, 즉 발전 중인 산업이 모방을 통해 배울 권리는 한 세기 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내세운 논거와 가깝다. 팬데믹은 또한 팬데믹 협정에 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협상에 지식재산권이라는 차원을 더하였다. 기술이전과 이익공유에 관한 규정은 2025년 5월 협정이 채택될 때까지 논란의 대상으로 남았다.7
주석
-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 1994년 4월 15일 「세계무역기구 설립을 위한 마라케시 협정」 부속서 1C, 특히 제27조, 제28조 및 제31조. ↩
- WTO, 2001년 11월 14일 Declaration on the TRIPS Agreement and Public Health; 2003년 8월 30일 일반이사회 결정; 2005년 12월 6일 TRIPS 협정 개정 의정서(제31조의2), 2017년 1월 23일 발효. ↩
- 강제실시권에 관한 「특허법」 제36조–제40e조, 특히 제40조(공익), 제40b조(생명공학 분야의 연구도구) 및 제40d조(의약품 수출). 관할은 「연방특허법원법」(PatGG) 제26조에 따른 연방특허법원에 있다. ↩
- 2020년 10월 2일 WTO 문서 IP/C/W/669(인도 및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안) 및 광범위한 의무 면제에 반대한 2020–2022년 TRIPS 이사회에서의 스위스 성명. ↩
- WTO, 2022년 6월 17일 TRIPS 협정에 관한 각료 결정(WT/MIN(22)/30). 5년간 COVID-19 백신 특허를 대상으로 한다. ↩
- 2022년 6월 각료 결정의 제한적 활용 및 진단제와 치료제로의 확대 합의 실패에 관하여는 WTO TRIPS 이사회 보고서 및 2023년 이후의 학술 문헌 참조. ↩
- 2025년 5월 세계보건총회에서 채택된 WHO 팬데믹 협정. 병원체 접근 및 이익공유에 관한 부속서는 여전히 협상 중이다. “상호 합의된 조건에 따른” 기술이전에 관한 규정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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