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어음과 할인 업무
환어음 할인은 바젤 초기 프라이빗 뱅크의 핵심 업무였으며, 도시의 상인과 제조업자에게는 단기 신용의 주된 수단이었다. 그 구조는 원리적으로 단순했다. 외상으로 상품을 판 상인은 고객으로부터 환어음, 곧 특정 일자(대개 3개월 후)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라는 지시서를 받았다. 어음 만기 전에 현금이 필요하면 상인은 이를 은행에 매각할 수 있었고, 은행은 액면가에서 할인액을 뺀 금액을 지급했다. 할인액은 잔존 기간에 대해 현행 이자율로 계산되었다. 이후 은행은 만기까지 어음을 보유하다가 채무자로부터 전액을 회수하거나, 다른 은행에서 그 어음을 재할인했다.1
할인 업무에는 판단력이 필요했다. 어음을 할인한 은행은 채무자가 만기에 지급하지 않을 위험을 부담했다. 따라서 은행은 누가 어음을 발행했는지, 누가 인수했는지, 누가 배서했는지, 그리고 이들이 신용이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했다. 여러 개의 확실한 서명이 있는 어음은 안전한 투자였다. 서명자 각자가 지급에 대해 책임을 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자신이 어음을 할인해 준 상인들의 기록을 보관했고, 그 신용도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했다. 할인율은 일반적인 금리 수준과 어음의 질을 함께 반영했다.
할인 업무를 통해 프라이빗 뱅크들은 리본 산업과 바젤 무역의 운전자본을 공급하는 금융업자가 되었다. 파리나 뉴욕의 고객에게 리본을 판 제조업자들은 어음을 받았고, 은행들이 이를 할인해 주었다. 그 현금으로 제조업자들은 견사를 사고 직공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 은행들은 다시 단기금융시장이 더 깊은 파리나 프랑크푸르트의 환거래 은행에서 그 어음을 재할인할 수 있었다. 할인의 연쇄는 바젤 농촌의 베틀을 유럽의 단기금융시장과 연결했다.
19세기에 중앙은행들이 설립되자 상업어음의 재할인은 그들의 주요 통화정책 수단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잉글랜드 은행, 프랑스 은행(Banque de France), 그리고 훗날 스위스 국립은행(SNB)은 상업은행이 제시한 어음을 재할인해 주는 금리인 할인율을 정하고, 이를 이용하여 경제 내 신용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 한 세기 넘게 통화정책의 핵심 수단이었던 할인율은, 바젤과 다른 도시의 프라이빗 뱅크들이 자기 상인들의 어음으로 수행하던 업무에서 기원한다.
주석
- 19세기 단기 상업 신용의 주된 형태로서의 환어음 할인에 관하여는 은행사에 관한 문헌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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