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조: 은행 비밀의 형사적 보호
1934년 「은행법」에는 이후 20세기 내내 스위스를 유명하게 만들고 논란의 대상이 되게 한 규정이 들어 있었다. 제47조는 은행의 직원, 임원 및 감사인이 직업상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하는 범죄로 규정하였다.1 이전에는 계약상 의무이자 직업적 관행의 문제로 존재하던 비밀유지 의무가 이로써 형법에 의해 강화되었다. 외국 당국을 포함한 제3자에게 고객에 관한 정보를 공개한 은행 직원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되었다.
은행 비밀유지의 형사적 보호에는 여러 목적이 있었다. 첫째, 1932년 파리 사건과 스위스에 있는 자국민 자산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는 외국 정부들의 시도로 신뢰가 흔들린 외국 고객을 안심시켰다. 둘째, 외국 당국에 정보를 팔거나 고객을 협박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는 자기 직원들의 압력으로부터 은행을 보호하였다. 셋째, 스위스 당국에 외국의 요청을 거부할 논거를 제공하였다. 스위스법이 공개를 금지하므로, 은행은 원하더라도 정보를 제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은행 비밀유지는 형사절차에서 스위스 당국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지도 않았고, 범죄로 얻은 자산을 스위스에서의 몰수로부터 보호하지도 않았다. 다만 외국 고객을 그 본국의 세무 당국으로부터는 보호하였다. 스위스는 조세 사기와 구별되는 탈세를 공조를 제공할 범죄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스위스 입장의 핵심이었던 탈세와 조세 사기의 이러한 구별은 21세기 초 국제적 압력의 표적이 되었다. E부에서는 스위스가 2009년부터 2017년 사이에 이 구별을 어떻게 포기하였는지 살펴본다.
이처럼 은행 비밀유지의 역사에서 바젤이 차지하는 역할은 상당하다. 「은행법」에 제47조가 포함되는 데 기여한 것은 1932년 한 바젤 은행의 파리 사무소에 대한 수색이었다. 그리고 외국인 탈세자에 대한 은행 비밀유지의 종말로 이어진 2008년과 2009년 미국 조세 수사의 중심에 서게 된 것도 바젤의 은행인 Swiss Bank Corporation, 즉 그 후신인 UBS였다.
주석
- 1934년 11월 8일 「은행법」(SR 952.0) 제47조 원조문. 은행 임원, 직원, 감사인 및 은행위원회 위원의 직업상 비밀 누설에 대한 형사책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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